새벽 두 시, 편의점 문이 열리고 비에 젖은 남자가 들어왔다. 그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계산대 앞에 서서 내 이름표를 한참 들여다보았다. "오늘은 몇 시에 끝나요?"
공포마지막 손님3명 · 5턴 · 2026.10.09 완성전체 이야기
나는 대답하지 않았다. 남자는 웃으며 진열대 사이로 사라졌고, CCTV 화면에서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. 냉장고 문이 하나씩 열렸다 닫히는 소리만 들려왔다.
용기를 내 매장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. 대신 냉장고 유리마다 김이 서려 있었고, 그 위에 손가락으로 쓴 글씨가 남아 있었다. "뒤를 보지 마."
그때 계산대 전화가 울렸다. 수화기 너머에서 사장님 목소리가 들렸다. "지금 매장에 혼자 있지? 오늘 밤엔 문을 잠그고 아무도 들이지 마. 오 년 전 그날도 비가 왔거든."
나는 문을 잠그려다 유리문에 비친 계산대를 보았다. 거기엔 비에 젖은 남자가 내 이름표를 단 채 서 있었다. 그는 손을 흔들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. "교대할 시간이야."